PAST
차혜림 작가노트
<Anti-Sim>이라는 시뮬레이션 게임이 있다. 자폐스펙트럼장애를 간접체험하는 일종의 시리어스 게임으로, 화면을 가리는 노이즈와 소음이 플레이어에게 전해지면서 극도의 공포를 제공하기도 한다. 타인의 고통을 체험하고 감각패턴을 이해하기 위해 게임과 놀이를 도입하는 것은, 미래의 메타버스 세계에서는 좀 더 가까운 일상이 될 것이다.
팬데믹 이후의 세계에서, 놀이는 마치 고립이라는 접촉하지 않는 면들을 쌓아올려 자신만의 집을 지어 현실을 채워나가게 하는 방편이 된다.
사무엘 베게트의 극이 오랜 침묵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처럼 현실의 부조리극은 소리없는 방으로부터 시작되고, 공허를 극복하기 위한 얼룩과 스크래치들로부터 극은 시작된다.
코로나 이후의 세계는 많은 변화를 가져왔고, 코로나 블루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예고없이 침입한 바이러스는 우리의 일상에서 결핍과 과잉의 거리들을 경험하게 했다. 기준점에 도달하지 않은 거리를 가지고 있는 결핍은 그 부재를 채워줄 새로운 대상을 찾게 만들었다.
일례로, 언택트 사회에서 사람들은 상호 연결이 가능한 접속의 지점들을 필요로 하게 되었다. 이것은 동시대 매체들의 다양한 창과 창을 연결하면서 이루어지고 우리의 일상은 평평한 블랙판들에 의존하게 되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예술의 방향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었고, 이번 전시는 새로운 대상과 대안, 공감장치로서 예술이 작동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진지한 고찰이라고 할 수 있다.
개별자들의 창이 연결되어 그들간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은 원격상태에서 두 개의 입자가 서로 특별한 상호작용을 하는 양자얽힘(quantum entanglement) 현상에 비유할 수도 있을 것이다.
본인은 지속적으로 전시와 더불어 소설을 써 왔다. 이번 전시를 시작하면서 쓴 소설에는 거대한 판이 등장하고 이 판에 생긴 균열은 다른 세계와 현재간의 중첩된 세계를 만들어낸다. 판의 균열에 의해 쪼개진 지구로부터 등장한 존재는 동시에 여러 곳에 존재하게 되고, 여러 장소에 동시에 존재하는 한 사람의 이야기는 전시장에 설치된 그림들 속으로 분할된다.
본인은 닿을 수 없는 거리, 응축되고 압축된 세계, 규정되어 있지 않은 것, 결핍과 과잉의 과정들이 가진 기준점에 도달하지 않는 거리, 창발로서의 생성과 닫힌 상황에서의 탈출, 언어로 명명화되지 않은, 존재함에도 그 가치를 달리하는 것들의 공간으로서 경유지이자 계속적으로 유보되는 스토리의 공간에 대하여 작업해왔다. 이후 작업들은 지금까지 여러 수평적 확장을 거듭해 왔으며, 작가 스스로가 우주의 비밀을 알려주는 메신저인 운석을 찾아다니는 운석사냥꾼이 되기도, 무대 뒤의 어둠을 설계하는 자들이 되기도 하면서 작업 안에서의 수많은 번외편을 만들어 왔다. <옐로우키드 #5>에서는 본인의 작업 안에서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한 커뮤니티를 구성하는 역할의 세 가지 양태. 즉 지시자 혹은 관찰자, 동조자, 행위자의 역할을 하는 단 하나의 인물이 등장하며, 한 인물이 작업 안에서의 병렬 배치를 통해서, 공감장치로서 기능하는 커뮤니티의 다양한 역할을 분담하여 수행해간다. 또한, 이번 전시를 통해서 제작된 작업들은 다른 것과 관계 맺음 속에서 드러나는 실존, 침묵, 존재의 깊이, 중얼거림, 그림자들의 틈을 메워가면서 자신만의 크기를 확보해간다.
전시 구성의 형식적인 측면에 있어서는 ‘그래픽 노블’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였다.
개별자들의 창과 창, 페인팅에서의 프레임과 프레임, 그래픽 노블의 칸과 칸으로 넘어가는 그 찰나의 순간에는 시공간의 변화와 움직임 등 여러 사건들이 존재하게 된다. 그래픽 노블에서는 프레임에 의해 개별자들의 창이 분리되고, 이 창과 창 사이의 텅 빈 공백들은 관찰자들의 시선과 연상 작용에 의해서 흐름을 만들어간다.
본인은 일전에 <보이는 소리>라는 전시에서 청각장애인과의 전시를 진행해 본 경험이 있다. 이 경험 속에서 서로 다른 감각을 전유하고 있는 사람들끼리의 상호 작용에 있어서 감각의 중첩들과 이식이 필요한 지점을 생각하게 되었다.
이후 그동안의 작업들을 통해서 매체간의 연결 지점과 속성들에 주목하는 작업들을 진행해 왔다.대표적으로 본인의 작업 <tang_소수의 규칙>은 반도네온의 소리를 내는 매커니즘에서 착안한 작업이고, <Bellows Hill>은 만화의 컷과 컷 사이 공간에 주목한 작업이다.
이러한 본인의 다양한 분야에 대한 관심은 근대 만화의 틀을 만들었다고 하는 1896년의 옐로우 키드라는 존재에 대해 주목하게 하였다.
1896년 뉴욕저널에 처음 등장한 리처드 펠튼 아웃코트(Richard Felton Outcault)의 옐로우 키드(The Yellow Kid)는 만화에 최초로 라벨과 같은 말풍선을 도입하여 2차원의 평평한 표면에 목소리를 부여하고, 구불구불한 시공간을 창조해낸다. 만화의 말풍선은 앵무새부터 옐로우 키드의 옷에 새겨진 글자, 라벨 등을 통해 지금의 말풍선을 정립하기에 이르렀다. 만화의 잘 보이지 않는 구석에서부터 등장해 화면의 가운데로 조금씩 밀려들어온, 다른 세계의 관찰자와 같은 옐로우 키드라는 존재와 아웃코트가 구축한 평면 위의 세계로부터 수평적 확장을 거듭하여 거슬러온 현대사회의 어느 지점에선가 이번 전시는 시작된다.
여러 곳에 동시에 존재하는 하나의 존재는 전시장에서 각각의 스토리를 꺼내 놓게 될 것이다. 이번 전시는 전시를 하는 것 까지가 작업의 마침표가 아니라, 전시 자체를 고스란히 담아 그래픽 노블의 형태로 책을 만드는 것까지가 작업의 과정이 된다.
전시 공간 안에서 페인팅과 페인팅 사이의 스토리들을 연결하려는 관객의 시도와 경험 자체는 전시 작품의 스토리가 되고, 전시의 결과물인 도록과 연결된다. 이번 전시는 전시 관람 자체에 대한 일종의 메타 전시이기도 하다. 전시장에 설치된 각각의 페인팅은 다시 소환되어 도록 안의 장 안에 배치되고, 전시장 안에서 부재했던 스토리는 책의 장면 장면을 연결하는 도구가 된다.
이번 전시를 통해서, 서로 다른 면을 마주하면서 서로의 부재를 채워넣는 감각작용을 통해 예술과 예술가는 공허와 권태의 일상으로부터 균열을 메워가며, 지구의 덮개를 만들어 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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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ep Dive_oil on linen_130x97cm_20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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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itch_oil on linen_130x100cm_2023 |
차 혜 림 (b.1979)
2006 계원조형예술대학 매체예술과 졸업
◦ 2006년 대안공간루프에서의 첫 개인전 <Hyper-Hybridization>을 시작으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으며, 동시대 미디어와 매개되어 있는 커뮤니티와 사회, 개인과의 관계를 통하여 정보화 사회 속 개별자로서의 개인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고민해왔다.
◦ 2019-2020 퀸스틀러하우스 베타니엔 Künstlerhaus Bethanien (베를린, 독일) 작가
◦ 20여회의 개인전, 금천예술공장(2017), 서울시립미술관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2011), 경기창작센터(2014), AIAV(일본, 2015) 입주작가
◦ 2013 송은미술대상 우수상 수상, 송은문화재단
◦ 2022 비커밍의 기술(Techniques of Becoming), 토탈미술관
◦ 차혜림 개인전 Bellows Hill, 퀸스틀러하우스 베타니엔 Künstlerhaus Bethanien, 베를린, 독일
◦ 2021 차혜림 개인전 Celebes, 주독일한국문화원 Kulturabteilung der Botschaft der Republik Korea (베를린, 독일)
◦ 2015 APMAP_researcher’s way, 아모레퍼시픽 미술관 현대미술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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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SOLO EXHIBITIONS
2022 차혜림 개인전 디아티팩트:알파벳 o층부터 z층까지 존재하는 artifact 목록들, 시청각랩, 서울
2021 차혜림 개인전 Night Movers, 디스이즈낫어처치(TINC), 서울, 한국
2021 차혜림 개인전 Celebes, 주독일한국문화원 Kulturabteilung der Botschaft der Republik Korea, 베를린, 독일
2021 차혜림 개인전 나선운동악보, 탈영역우정국, 서울, 한국
2020 차혜림 개인전 Bellows Hill, 퀸스틀러하우스 베타니엔 Künstlerhaus Bethanien, 베를린, 독일
2018 차혜림 개인전 대체극장들 Substitute Theaters, PS 333 갤러리, 서울, 한국
2017 차혜림 개인전 Tuning pegs : 어둠의 설계자들, 갤러리 마크, 서울, 한국
2016 차혜림 개인전 ‘The Coconut Girl’, NON Berlin, 베를린, 독일
2014 차혜림 개인전 야금술 Metallurgy, 갤러리 현대_윈도우 갤러리, 서울, 한국
2013 차혜림 개인전 밤의 무기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인사미술공간, 서울, 한국
2012 차혜림 개인전 교환 X로서의 세계_결정의 서막, 비하이브, 리안갤러리, 서울, 한국
2011 차혜림 개인전 교환 X로서의 세계, 잠원동 10-32번지, 서울, 한국
2010 차혜림 개인전 중간 스토리 paraxis:intermediate story, 공간 해밀톤, 서울, 한국
2006 차혜림 개인전 Hyper-Hybridization, 대안공간 루프, 서울, 한국
등 20회 개인전
SELECTED GROUP EXHIBITIONS
2022 비커밍의 기술(Techniques of Becoming), 토탈미술관, 서울
2022 FLAME TP 2022, HOTEL COZZI Zhongxiao Taipei, 타이베이, 대만
2022 Exhibition of Floor Plans, 시청각랩, 서울, 한국
2021 존재의 지형도:관계와 얽힘들,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 서울, 한국
2020 KUNST SUPER MARKT, DNA 갤러리, 베를린, 독일
2020 동시대 이야기, 쿠마미술관, 경기도, 한국
2018 How Many Steps, PS 333 갤러리, 서울, 한국
2018 금천예술공장 오픈 스튜디오 개막식 스크리닝, 금천예술공장, 서울, 한국
2018 recentwork gallery project 2, 디스위켄드룸 기획, 서울, 한국
2017 In-depth, 신세계 갤러리, 한국
2017 99% Design EXPO, COEX, 서울, 한국
2017 송은수장고: Not your ordinary art storage, 송은수장고, 서울, 한국
2016 Korea Figurative Painting 2016, 인디프레스 서울, 한국
2016 DIE NEUE WAISENBRÜCKE, Märkisches Museum, 베를린, 독일
2015 분석적 목차, 케이크 갤러리, 서울, 한국
2015 무심(無心), 소마미술관, 서울, 한국
2015 APMAP_researcher’s way, 아모레퍼시픽 미술관, 경기도, 한국
2015 Korea Figurative Painting 2015, 팔레드 서울, 서울, 한국
2015 The Features of this Land, AIAV, 일본
2015 Nap Café_Pit Stop(Project by Hyelim cha), AIAV, 일본
2014 시대의 눈-회화 :Multi-Painting, OCI 미술관, 서울, 한국
2014 누구나 사연은 있다, 경기도 미술관, 경기도, 한국
2014 HYPHEN, space k, 광주, 한국
2013 송은미술대상전(우수상 수상), 송은아트스페이스, 서울, 한국
2013 근대성의 새발견, 문화역서울284, 서울, 한국
2013 국가의 환영, 인천 중구 및 개항장 일대, 인천, 한국
2013 가까운 미래 먼 위안, 갤러리 화이트블럭, 경기도, 한국
2012 메타 제국 Meta Empire, 대구전시컨벤션센터 엑스코, 대구, 한국
2012 코리아 투모로우 2012,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서울 한국
2012 Phantasma Korea 서울시립미술관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난지갤러리, 서울, 한국
2012 ROUNDABOUT 서울시립미술관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난지갤러리, 서울, 한국
2012 여수국제아트 페스티벌 장소의 긍지 Pride of Place, 예울마루, 여수, 한국
2012 On Manner of Forming, Edwin's Gallery, 자카르타, 인도네시아
2012 UP AND COMERS 신진기예전, 토탈미술관, 서울, 한국
2011 Slow Mobile(Curated by Hyelim Cha), 선유도 공원, 서울, 한국
2011 차혜림 오용석 2인전 Shadow from the Empty, 리안갤러리, 대구, 한국
2011 RE: Nature, 스페이스 캔 오래된 집, 서울, 한국
2010 Ctrl+V 展, 경기대학교 박물관, 수원, 한국
2009 김지원 차혜림 2인전 ‘붉은 낮잠’, 그문화갤러리, 서울, 한국
2009 예술실천전 ‘공통의 실천들’, 세오갤러리, 서울, 한국
2009 서교예술실험센터 개관전 New Energy, 서교예술실험센터, 서울 한국
2008 드라마방송국 2.0, 대안공간 루프, 서울, 한국
2008 아주 사소한展, KT&G 상상마당, 서울, 한국
2008 집- 기억展 일민미술관, 서울, 한국
2007 너의 섬 나의 섬 여의도展, 여의도 공원, 서울, 한국
2007 보이는 소리展, 국립서울농학교(대안공간 루프 기획), 서울, 한국
2007 Hello, Chelsea! 2007, PS 35 Gallery, New York, USA
2006 Parasite Services 1.0, 아트스페이스 휴, 서울, 한국
RESIDENCY
2019-2020 퀸스틀러하우스 베타니엔 Künstlerhaus Bethanien, 베를린, 독일
2017-2018 금천예술공장 입주 작가
2015 AIAV (Akiyoshidai International Art Village), Japan
2014 경기창작센터 입주작가
2011-2012 서울시립미술관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6기 입주작가
2011 서울시창작공간 홍은예술창작센터 1기 입주작가
AWARDS
2020 인카네이션 문화예술재단 예술상
2013 송은미술대상 우수상, 송은문화재단
2008 소마미술관 드로잉센터 아카이브 작가 선정
GRANTS
2023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활동지원 작가
2022-2023 인천문화재단 인청형 예술인 지원
2020, 2021, 2022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활동지원 작가
2019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국제교류-예술가 해외 레지던스 지원-독일 베타니엔 스튜디오 참가지원_퀸스틀러하우스 베타니엔(Künstlerhaus Bethanien, 베를린, 독일)
2017, 2018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지원 작가
2016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국제 교류 지원 작가(베를린, 독일)
2015 예술경영지원센터 시각예술 도록/자료집 번역 지원 작가
2015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지원 작가
2014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시각분야 AYAF 해외 리서치 트립 지원 작가 (헝가리, 부다페스트)
2013 한국문화예술위원회 AYAF (Arko Young Artist Frontier) 작가 선정
2012, 2013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지원 작가
2011 서울문화재단 NArT in SAS 선정 작가(프로젝트 기획)
2011 서울문화재단 시각예술 창작활성화 지원 작가
2010 서울시립미술관 SeMA 전시지원 작가 선정
2009 서울문화재단 예술표현활동지원
2006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뉴스타트 프로그램 지원 작가 선정
PUBLICATION
2013 나는 왜 그림을 그리는가 북노마드, (ISBN 9788997835263), 차혜림 외 4명 저
2011 교환 X로서의 세계, Press Kit Press(ISBN 978 89 94663 29 6) 차혜림 저
GALLERY MARK
3, Sapyeong-daero 20-gil, Seocho-gu, Seoul, Korea
T. 82 2 541 1311
F. 82 2 541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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